◑ 참 착하고 귀한 당신 230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아내였지만 둘째 아들 흥진의 죽음 앞에서는 힘들어했습니다. 1983년 12월의 일이었습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전남 광주에서 열린 승공 궐기대회에 참석 중이었습니다. 흥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국제전화를 받고 이튿날 바로 뉴욕으로 갔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흥진이는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 결국 흥진이는 1월 2일 새벽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바로 한 달 전에 열일곱 살 생일을 지낸 후였습니다. 다 키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아내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소리 내어 울기는커녕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영혼의 세계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의 영혼은 목숨을 잃는다고 해서 먼지처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