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노정

흑석동 학생 시절- 동삼삭에는 불을 안 때고 살았어요.

true2020 2019. 4. 1. 16:37

▣ 1984.7.19(목) 이스트가든. 준비와 기반, 실력과 실적.

- 축복 2세.

 

133-232 선생님이 학생 시절에 자취를 했어요. 여러분 나이에 말이에요. 학생으로서 고향을 떠나서 서울에 가서 공부했는데 첫 번 방학이 제일 그리운 거예요. 알겠어요?

 

고향이 그리워서 방학이면 그저 그 시간에 날아가고 싶은 거예요. 그렇지만 선생님은 고향에 안 갔어요.

 

혼자 자취를 하면서 뭘했느냐? 다른 사람은 고향에 가더라도 고향을 잊고 준비하기에 바빴다는 거예요. 그걸 알아야 됩니다. 

 

내가 아줌마들이 해 주는 밥을 안 먹었어요. 왜? 내 갈 길을 닦기 위해서 여자가 없이 혼자도 살아야 되는 것을 알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못하는 게 없다구요. 옷도 만들 줄 알고 모자도 만들 줄 알고 못하는 게 없어요. 사나이가 결심해서 그걸 옮기게 될 때는 나 혼자 살면서도 ….

 

* 그래, 자취하면서 공부하면서 말이에요, 그때만 해도 서울은 추웠다구요. 영하 17도, 22도 이렇게 오르내릴 때라구요.

 

우물에서 물을 뜨려고 두레박을 들면 두레박이 손에 딱딱 붙는 거예요. 양철 두레박이었는데.

 

또 불안 안 땐 방에서 자는 거예요. 방은 조그마한 온돌방이었어요. 한국이 서울 방에 말이에요, 거기에 모본단 포대기가 있었는데 그 포대기의 무늬가 하룻밤에 습도에 맞아 가지고 그냥 그대로 판이 박혔어요.

 

또 공부를 하다가 너무나 추워서 전구를 여기에 넣고 자다가 살이 물러져 가지고 흠이 되었어요. 이것을 내가 언제나 잊지 않아요. 일생 동안 그때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 1989.1.1(일) 한국통일. 본부교회. 참하나님의 날 0시 예배.

184-246 동삼삭冬三朔 (겨울의 . 음력으로 시월(10월), 동짓달(11월), 섣달(12월)을 이른다.)에는 불을 안 때고 살았어요.

 

모본단(비단의 하나. 본래 중국에서 것으로, 짜임이 곱고 윤이 나며 무늬가 아름답다.) 포대기를 장판 방에다 펴 놓은 것이 그냥 그대로 꽃과 같이 박혀 가지고 그것이 일 년 동안 지워지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죄인과 같이 …. 남과 같이 갈래야 갈 수 없는 고생을 한 거예요.

 

▣ 1988.8.28(일) 나라의 뿌리와 향토애. 한남동.

- 향토학교 간사. 간부.

 

181-061 서울이 그때는 추웠어요. 요새는 더워졌다구요, 사람이 많이 살기 때문에. 영하 17도를 오르내렸어요. 지금은 사람이 많지만 그때는 서울 시민이 50만 명밖에 없었어요.

 

그런 추운 겨울에 15일 동안 방에 불을 안 뗐어요. 불을 안 때고 살았다구요. 찬방에 살면서도 효자는 효자 놀음을 해야 돼요. 

 

찬방에 모신 부모의 그 서글픈 심정을 품고 하늘땅을 걸어 사랑하지 못하는 불충을 회개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돼요.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하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야 돼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모본단 포대기를 습기 찬 방에 며칠씩 깔고 자다 보니 다 습기가 차 가지고 누었던 자리가 그냥 그대로 판에 박아지더구만. 장판장에 말이에요. 그냥 그대로 판에 박아지대요. 그런 것이 잊혀지지 않아요. 

 

▣ 1971.11.28(일) 본부의 사명과 그 책임. 전본부교회.

051-261 통일교회 선생님은 30세 전까지는 배고프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돈이 없어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겠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내가 30세 전까지는 학생시절에도 새 양복을 사 입은 적이 없습니다. 고물상에 가서 헌옷을 사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로 불쌍한 사람을 도와준 사람입니다. 혹은 애국자의 가정에 남편이 수욕을 당하든가 어려움이 있으면 이름도 없이 도와주던 사람입니다. 그런 생활을 해 나온 것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찬방에서 잤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추웠어요. 그리고 방학 때는 고향에 안 돌아가는 것입니다. 고향 떠나 처음 맞는 여름학 기간이라는 것은 제일 그리운 거라구요. 그렇지만 고향에 안 가는 것입니다. 그 그리움을 머금고 나라를 위해서 내 가길을 위해서 정성을 들이는 것입니다.

 

겨울에는 찬방에서 자는 것이 일쑤였습니다. 불을 안 떼는 것입니다. 이불을 덮어도 사방으로 스며드는 찬바람을 안고 새우잠을 자면서도 하도 추워서 전구를 안고 자다가 데어서 흠집이 생겼는데 지금도 그것이 여기에 남아 있어 그때를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닦아 온 길이라구요.

 

▣ 1989.2.12(일) 고향. 본부교회.

187-301 서울에 오니까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 자기 고향에 살던…. 정주로 말하면 정주는 시골이지요. 그 환경에 있다가 도시로 들어오니 이거 얼마나 다른지 180도가 달라요.

 

또 얼마나 범위가 넓은지 거기에 박자를 맞추면서 지내던 모든 사실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고향이 그리운 것이 말이에요, 그거 뭐 말할 수 없어요. 가게 되면 내가 이거 이거 하던 것을 다시 한 번 해 봐야 되겠다 하는 것이 많거든요.

 

그런데 첫 번 여름방학 때 고향에 안 갔어요. 그리운 것을 극복해야 된다 이겁니다. 그때부터 도 닦는 길이지요. 얼마만큼 간절한가….

 

방학이 그때 한 달쯤 되는데 말이에요, 한 25일쯤 되면 고향에 가고 싶은 것보다도 이제 친구들이 돌아오는 거라구요. 그 친구들이 돌아올 텐데 그들이 돌아와 가지고 고향에서 어떻게 지냈나 하는 게, 나는 고향에 못 갔으니까 그게 궁금하다구요. 

 

그래서 이 녀석들이 돌아온 뒤에 불러 가지고 너는 한 달 동안 뭘하고 너는 뭘 했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러면 이런 것 이런 것 했다고 해요. 

 

그러면 나도 그랬을까…, 이렇게 되면 다음에 내가 찾아갈 때 나는 이렇게 이렇게 프로그램을 짜 가지고 이렇게 해야겠다, 그러면서 심각하게 혼자 나날을 보내면서…. 

 

그때는 자취를 하는 겁니다. 친구들은 하숙방에 있다가 전부 다 고향에 갔는데 혼자 밥 먹기가 얼마나 어색한지. 그러니 나가 가지고 자취하는 거예요.

 

"자취도 해 보자.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까?" 이러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내가 20대 전후한 그때에 있어서 서울만 해도 추웠어요. 보통 영하 17도예요. 한강이 안 언 때가 없었어요. 그렇게 추웠다구요. 그런 때에 자취하면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 가지고 죽 물을 쏟으면 그 두레박 쇠에 손이 얼어붙어요. 

 

그러면서 방에 불을 안 때고 사는 거예요. 이래 가지고 그때 모본단 포대기를 깔아 놓고 쭉 자고 일어나면 쩍쩍 판이 박힌다구요. 그러면 그 판 박힌 것이 보통 때는 안 진다구요. 이게 6개월도 가고 그래요. 그게 인상적이에요. 그게 다 추억에 남아요. 

 

하도 추워 가지고 전구를 켜 가지고 화덕같이 끌어안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다가 전기에 데어 까풀이 벗겨진 것 그런 것이 다 인상적이에요. 

 

그래, 서울 하면 그때 사실 내가 그랬지 하는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목욕탕에 들어가서 쓱 씻게 되면 아 그 시절…, 하는 것이 기억에 나요. 

 

그때 내가 매일 일기 쓰던 것이 있으면 지금도 상당히…. 금은보화를 주고도 살 수 없을 거예요.

 

산을 더듬으면서 마을 마을을 더듬으면서 그 자라던 시대의 심정세계를 그린 재료를 일본 형사들한테 끌려 다니면서 다 불태워 버렸다구요. 

 

그런 여러 가지 사연이 많지만 그 사실들이 결국은 자기라는 인간을 어떤 목적으로 끌고 가는 그 과거에 하나의 남겨진 유물이었더라. 

 

지금도 그래요. 내가 서울 흑석동에 있었는데 옛날 생각을 가지고 몇 번씩 가 보았어요. 그런데 서울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 흑석동에 한번 들어가면 자연 풍경도 있고 말이지 추억 가운데 인상 지어져 이렇게 흐르던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 가지고 가 보고는 낙심을 한 거라. 야, 이거 뭐 발전한 것도 좋고 이렇지만 이럴 수 있느냐 이거예요. 옛날을 더듬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높은 산에 올라가 보니 상상도 할 수 없더라구요. 얼마나 들춰서 파 가지고 집들을…. 옛날에는 그 산골짜기가 깊다고 했는데 어떻게들 다 메우고 집들을 지었는지 삭막함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 가운데 옛날에 있던 집을 찾아봤어요. 찾아가서 집을 보니 알 수가 있나요? 가만히 이것 보고 저것 보고, 이것 보고 저 것 보니까 생각이 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