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노정

고향 정주 - 고향 가서 죽고 싶어합니다.

true2020 2019. 3. 7. 16:21

▣ 1986.2.16(일) 어제와 오늘. 본부교회.

141-017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이 아무리 세계의 무대에 나가 성공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 하더라도 성공하고 나서는 어디로 가려 하느냐 하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거예요. 여러분도 그렇지요?

 

고향이 별거 아니에요. 고향에 갔다고 해도 별거 아니에요. 보게 되면 뭐 고향의 생활적인 환경으로 보게 되면 자기가 현재 외부 세계면 외부 세계에 나가서 성공한 환경보다도 못하다 이거예요. 못하지마는 거기에 무엇이 있느냐? 옛날에 정서적인 자신의 과거가 살아 있다는 거예요. 정을 중심 삼고 살던 옛날의 그곳을 잊을 수 없다 이겁니다.

 

타향살이와 고향살이의 차이가 어디에 있느냐 하면, 정서적인 내용이 다르다는 거예요.

 

* 그래서 사람은···, 늙은 할아버지 할머니 임종시에 있는 그분들도 어디 가서 죽고 싶으냐 하면 외지에 나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고향 가서 죽고 싶어합니다. 왜? 왜 그러냐? 고향에 가서 잘먹고 잘살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건 뭐냐 하면 정서적인 내용, 잊을 수 없는 내용이 거기에 남아 있다는 거예요.


거기에 가야만 옛날에 자기가 자랄 때에 아버지 어머니에게 사랑받던 것을 다시 회상하고 또 옛날에 거기에서 결혼할 당시 신랑을 만나던 혹은 아내를 만나던 모든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 시대의 사랑을 중심 삼고 엮어진 자연환경이라는 것을 잊을 수 없다는 거예요. 그때가 처음이기 때문에 처음, 처음 것은 귀한 것이라는 거예요. 


옛날 내가 잊을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고구마 있지요? 여러분, 고구마 알지요? 고구마. 고구마가 본래 외국, 일본에서 들어온 것인데 우리 외갓집에 가면 내가 몇 살이나 되었느냐 하면 일곱 여덟 살 되었을 거예요.

 

고구마라는 것은 넝쿨 아래에 열매로 맺힌다구요. 외갓집에 가면 "아이쿠, 우리 아무개 왔다" 하면서 외할머니가 고구마 넝쿨을 제끼고 고구마를 캐다가 혹은 감자를 캐다가 삶아 줍니다. 이것을 삶아 주는데 참 맛있다구요. 뭐 둘이 먹다가 어떻고 어떻다 하는데 그만큼 맛있다구요. 

 

그것도 소쿠리로 한 소쿠리를 삶아서 주는 거예요. 그게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처음 먹을 때 꺼풀이 있잖아요. 꺼풀이? 그 꺼풀을 벗길 게 뭐예요. 그냥 먹기가 바쁘지. 막 그저 먹어요. 어디에 가든지 그 생각이 나는 거예요. 어디에 가서 색다른 걸 먹게 될 때에는 그 고구마 먹던 생각이 나요. 

 

그래서 첫 번 그 맛을 들인 것, 그 첫 것이 귀하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첫정을 느끼는 것은 부모를 중심 삼고 어머니 아버지의 품에 안겨 자기가 자라던 여러 가지 사연을 첫정으로 느낍니다. 모든 것이 생생히 살아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