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5.3.12(수) 배리 타운. 남아지는 사람들.
076-318 내 감옥 얘기 한번 하지요. 감옥에서 있었던 얘기 해 보겠다구요. 자, 고문도 많이 받았다구요. 고문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난 낙심하지 않았다구요. 인간으로 태어났다가 이런 것을 한번 알아보고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구요. 어떤가 한번 알아보자! 궁금했다구요. 뭐 몸둥이만 보게 되면 피하는 게 아니라 "야, 그 몽둥이가 얼마나 큰가 맛 좀 보자" 하는 마음자세라도 그렇게 가져야 된다 이거예요.
그다음에는 여러분 말이에요, 매를 맞더라도 그 연구를 다 해야 된다구요. 매맞는다고 "아이고" 하며 무서워서 맞으면 그 매가 쑥 들어가는 거예요. 쑥 들어간다는 거예요. 매를 치면 치는 그 순간에는 그 이상 힘을 주는 거라구요. "이놈! 내가 너를 치면 쳤지 네가 나를 못 친다." 이렇게 정신력이 강해야 된다 이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몇 사람이 고문을 하더라도 나가떨어진다 이거예요. 고문하는 놈들이 나가떨어진다는 겁니다. 내가 여기서 질 수 있느냐! 질 수 없다 이거예요. 정신력으로 그걸 뚫고 나간 거라구요. 그렇게 되면 그들이 "야, 거 아무개 세더라." 한다고요.
그다음엔 말이에요, 겨울이 오게 되면 여기도 추운데 내가 가 있던 흥남이라는 감옥에 암모니아, 여러분들이 알겠지만 암모니아에는 유산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살에 닿으면 전부 다 금이 갈라지고 털이 다 빠지고 그런다구요. 거기에서 가마니에 닿으니 전부 다 갈라지고 그런다구요.
이래 가지고 보게 되면 아침에는 피가 뚝뚝 흐르고···. 그렇게 전부 다 갈라진다구요. 아침이면 암모니아가 여기에 들어가서 전부 다 피가 나고 다 그런 걸 볼 때 그건 낙망할 수 있는 거예요. 낙망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너희가 암만 그렇게 해도 내가 살아남아야 된다, 그걸 극복해야 된다 이거예요. 이보다 더하더라도 해야 된다 이거예요.
마, 그런 환경으로서 쭉 하더라도 사람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았다구요. 정신이. 그런 환경에 조금도 굴하지 않았어요. 조금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첨단을 달릴 수 있었다 이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나중에는 다 존경했다구요. "일 잘하는 아무개" 이런 상을 다 받았다구요. 그런 일이 벌어진다 이거예요. 결국은 뚫고 나간 거예요. 아무리 어려운 감옥이라도 뚫고 나가야 돼, 꿇고 나가야 돼, 뚫고 나가는 여력이 있어야 된다 이거예요. 그걸 극복할 수 있어야 된다 그 말이라구요.
그다음에 배고픈 것, 그다음에는 추운 것···. 그거 더운 것은 쉬운 거예요. 더운 것은. 그다음에 잠 안 자는 것, 이런 전부 다 아무것이나 극복해야 되겠습니다.
만약에 죽더라도, 나는 여기서 죽더라도 너는 지지 않고 이기고 죽었다 하는 그런 사상을 남겨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요러한 기반을 영적으로 남기지 않고는 다시 땅 위에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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