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노정

범일동- 동네가 떠나갈 것 같이 주일날만 되면 "저 녀석 또 야단하는구나!" 그렇게 얘기했다구요.

true2020 2019. 5. 24. 16:47

▣ 1964.3.26(목) 참을 찾아가는 길. 전주교회.

153-288 이 길을 출발하면서 저 범일동에 선생님이 집을 지었었요. 제비둥지와 같은 집을 지었습니다. 부산에서 제일 꼬라비, 꼬라비였어요  집을 짓는 데는 삽이 있어야지요. 삽을 빌리려 해도 빌려 줘야지요. 피난민들이 전부 다 돈만 생긴다면 다 팔아먹으니까 안 준다 말이에요. 이게, 전부 다 그런 녀석들인 줄 알고. 

 

동네는 전부 다 집을 지었는데 선생님은 삽도 없지, 돈도 없지 어떻게 해요? 삽이 있어도 안 주는 거예요. 부엌에다 갖다 숨겨 놓고. 그래, 할 수 없이 부삽으로 했다구요. 

 

* 또 벽을 만드는 기계가 있어야지요. 그걸 빌려 주지 않아요. 그래서 미군 부대 가서 레이션 박스 있잖아요? 그걸 가져다가 귀퉁이를 째 가지고···. 뭐가 있어야지요.

 

* 그놈의 집을 지어 보라구요. 흙이 참 많이 들어간단 말이에요. 이만한 것 가지고 가서 이겨 보면 한 덩어리밖에 안 돼요. 그래 가지고 제비둥지 같은 집을 지었어요.

 

그때 모일 때 저 이북에서부터 만났던 식구들이 이남에 내려와 가지고 패잔병이 되었어요. 옛날의 선생님을 잊지 못해서 찾아오는 것입니다. 주일날이면 그곳에서 예배를 봤어요. 집은 조그마한데 그 집이 얼마나 유명한지 몰라요. 

 

누가 땅을 주나요? 그러니까 신비탈을 깎아 가지고 누가 말하지 않으니 산비탈을 가로 따 가지고···. 비가 오면 말이에요, 그 방에서 샘이 솟아요. 얼마나 멋져요, 이게? 아주 최고의 21세기의 문화 주택이에요. 이게. 

 

그러니 할 수 있나요? 이놈의 땅을 한 반자쯤 파 가지고 돌을 갖다가 수문을 내는 거예요. 수문을 내 가지고 그다음에는 그 위에다 온돌을 놨어요. 그 온돌 아래에는 샘물이 흐르는 거예요. 그런 유명한 집이에요.

 

그렇지만 태평천국이에요. "아이고 어찌하여 이런 신세가 되었던고! 옛날 하늘의 축복의 약속을 보게 되면 천지를 주름잡고도 남을 수 있는 약속이었는데 어찌하여 이 지경에 떨어뜨렸노!"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어젯날은 그랬지만 오늘은···. 나는 이 하늘과 땅을 무대로 삼아 하늘과 땅이 바라보는 거기에 있어서의 한 주연 배우가 되어서 움직인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천지와 호흡하면서 명령하고···. " 그런 마음을 가져야 되는 거예요. 

 

그때는 내가 부두 노동을 하던 때예요. 부두 노동. 옷은 미군 작업복 하나를 위에다 입고 그다음에 즈봉은 시퍼런 한복 곁바지 같은 것을 입은 거예요.

 

* 속은 곁바지 입고 겉에는 시퍼런 것 입고 그렇게 다녔어요. 아주 그거 멋져요. 고무신짝을 떡 들고 나서면 아주 근사하지요. 아주 동양식 서양식 합했다 이거예요. 그래도 그걸 입고 갈 데 다 가는 거예요. 

 

내가 2월에 피난 나왔는데 피난 중에도 우리 통일교회는 감옥 끝으로부터 출발하는 거예요. 피난 생활 가운데도 제일 힘들지요. 그런 생활을 했어요. 이건 밤에는 잘 데가 있어야지요. 부산에 내려가니 인산인해가 돼 가지고 어디 뭐 구멍 있는 데는 다 들어가 박혔고, 어디 뭐 있을 만한 데는 처마 끝까지 전부 다 만원이거든요. 그러니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거기에 가서 또 끼어 자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러니 어떻게 해요? 밤에는 밤 일을 나가는 거예요. 낮에는 자고, 거 밤에 떨던 생각이 지금도 아득해요. 그러던 때라 저녁에는 아주 춥거든요. 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런 때도 선생님은 "아버지, 걱정 마시옵소서. 아버지의 가신 발자국을 내가 기쁨으로써, 탄식으로 걸어가신 아버지의 발자국을 소망으로써 이을 수 있는 내가 되겠습니다" 그랬어요.

 

그렇게 일해 가지고 돈을 이렇게 받아 가지고 나오는데, 어디를 가나 춥거든요. 그러니까 팥죽 파는 아주머니한테 가는 거예요. 초량역으로 쓱 나오면 팥죽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이 많아요. 누더기 이불을 싸 가지고 통이 식지 않게 해 가지고 와서 파는데 그 팥죽 통을 끌어안는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그 아주머니가 뭐라고 안 해요. 팥죽도 잘 팔아 주거든요.         

 

153-293 맨 처음에 범일동에서 그렇게 집을 짓고 세 사람이 모여서 전도하고 그랬어요.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할 때는 선생님이 세 사람을 놓고 기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세 사람이 아니라 삼천만 명으로 생각했어요. 지금 이 사람들에게 얘기하지만 현재 수억의 기독교인과 수많은 인류를 대신하여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얘기할 때는 3 사람을 놓고도 그저 땀을 흘리며 얘기하는 거예요. 동네가 떠나갈 것 같이 주일날만 되면 "저 녀석 또 야단하는구나!" 그렇게 얘기했다구요. 아니, 무릎을 맞대 가지고 소곤소곤 귓속말로 해도 다 알 텐데 그저 저 우물까지 한 150 미터 되는 우물 곁에 있는 아주머니한테까지 들리게 하는 거예요.   

 

공문을 척 붙여 놓고 주일날이면 그 동네 교회 다니던 아주머니가 말을 척 들어 보고는···. 주일날마다 그렇게 들으러 오는 아주머니들이 있어요. 왜 그러느냐?  총각들이 자취하는 방에 들어오기가 거북하다는 거예요. 들어와 보니까 엉망이라는 거예요. 말은 세상에 없는 말, 그저 세계가 들락날락하는 말을 하는데 앉은 모양을 보니 처량한 거라 이거예요. 

 

얼마나 처량한지 모르는데 뭐 세계를 통일하고 뭐 어떻고,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고 나는 하나님의 아들딸이고 천국이 왔다 갔다 하고 뭐 지옥이 무너지고···. 생각해 보라구요. 그거 미친놈 아니에요? 미친놈이 아니고는···. 그래도 신나더라 浮(う)かれる。ワクワクする。エキサイティング。楽しい。이거예요. 내 아버지는 살아 있는 아버지라는 거예요. 그 아버지를 모시는···. 심각하다는 거예요.

 

* 아, 범일동 꼭대기에는 사탄 괴수가 나왔으니 기성교인들은 가지 말라 해 가지고 이건 뭐 소리 없이 가만가만히 예배만 봐도 벌써 전부 다 알고, 그 동네 교회가 전부 다 알아 가지고 전부 다 가지 말라고 수근 수근하는 거예요. 그러나 "잘들 논다. 사탄이가 냄새도 잘 맡는구나. 오뉴월 똥파리처럼." 그러고 있었다구요. 다 알거든요. 

 

그래도 절대 낙망하지 않았다구요. 두고 보자, 그래! 범일동에서 내가 산에 올라가 기도를 했는데, 사탄의 멱살을 잡고, 배를 칼로 찌르고 싸우는 이런 입장에 서 가지고 영적으로 많이 격투를 했어요. "이 싸움에서 너희들이 이기지 못하는 한 너희들은 한 날에 굴복할 날이 있을 것이다" 하면서 싸운 것입니다. 이렇게 해 가지고 출발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