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2.2(일) 나의 뜻과 신념. 전본부교회.
- 제2차 세계순회노정을 떠나시기 앞서.
022-125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하나도 죽지 말고, 하나도 망하지 말고, 하나도 배반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토록 동지들과 신도들에게 부탁을 했지만, 선생님이 가고 난 후에는 모두 선생님을 원망했고, 떠나갔다는 것입니다.
남한 땅에 다시 돌아 왔을 때 선생님을 원망하고 배반했던 그 무리들에게 아직도 하늘의 슬픈 역사의 사연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사연을 나누고자 찾아갔습니다. 그때는 명주 바지가 누더기가 되어서 선생님이 보기에도 형편없는 거지 중의 상거지 모습이었습니다.
022-127 어떤 집을 찾아 들어가니 세 모녀가 선생님의 면전에서 "그 길을 가지 말라고 말려도 가더니 결국은 거지 모양이 되어서 찾아왔다"고 서로 눈짓을 하면서 비웃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그 집을 찾아간 것은 밥이 그리워서 찾아간 것이 아니라 천적인 인연을 중심삼고 같이 눈물을 흘렸고, 같이 사연을 나누었던 하늘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인연을 거룩하게 심었으니 심은 것을 거룩하게 거두어 들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찾아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선생님을 맞이했더라면 선생님이 이북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얘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선생님을 보고 비웃었습니다. 그때부터 선생님은 그들과 상대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그 집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선생님이 그 누구보다도 잊을 수 없는 동지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해서 회사를 설립했는데 장안에서 이름이 났습니다. 선생님은 일주일 동안 얼굴도 씻지 않고, 이도 닦지 않은 상거지 모습을 해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가 선생님을 어떻게 대하나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도 역시 선생님을 배신했습니다.
선생님은 대개 어떤 사람을 찾아갈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대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찾아갑니다. 그때도 틀림없이 "넌 이렇게 대할 것이다" 하고 예상하고서 찾아갔던 것입니다. 가보니까 없어요.
찾아갈 때는 아예 하룻밤을 지내고 오기 위하여 오후 늦게 상거지 모습으로 찾아가서 그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저녁 7시가 되어도 오지를 않았습니다. 해가 진 다음에 저녁밥을 먹고 기다렸는데 늦게서야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에게 언짢은 표정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그 사람을 만난 그 자리에서는 "그동안 염려을 끼쳐서 미안하다"고 그저 도의적인 입장에서 얘기했을 뿐입니다. 선생님은 그때 내복도 안 입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방에 이불 한채를 내주면서 어쨌거나 왔으니 덮고 자라고 했지만 그냥 그대로 그 옷을 입고 잤습니다.
선생님은 그때 거기에서 그를 염려하면서 기도를 했었습니다. 나를 박대하면 그가 7개월 이내에 어떻게 될 것인지 선생님은 그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그 집을 기쁜 얼굴 표정을 하고 들어갔다가 기쁜 얼굴 표정을 하고 나왔지만 배후의 하나님은 슬펐던 모양입니다. 그 역시 산산조각으로 다 깨져 나갔습니다. 선생님은 이런저런 별의별 곡절의 노정을 거치며 먼저 동지들을 찾아다녔던 것입니다.
남들 같으면 다시 남한 땅을 찾아왔으면 처자를 먼저 찾아가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선생님은 동지부터 찾아갔던 것입니다. 가까운 동지로부터 찾기 시작해서 먼 동지까지, 또 이북에서 선생님을 따르던 식구들을 비롯해서 선생님과 인연된 동지를 찾는 데에 2년이 걸렸습니다.
여기 승도 할머니는 그것을 압니다. 내 처자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았지만 동지들을 모두 찾기 전에는 편지조차 할 수 없는 천적인 사연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그들을 다 찾은 후에야, 찾고 찾아서 그들을 다 만난 후에야 집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하늘은 이렇게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이 목석같은 사나이가 아닙니다. 정적인 사람이요, 눈물이 많은 사람이요, 동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에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짓궂은 친구와 싸우다가도 그 친구의 옷이 찢어지면 선생님의 옷을 벗어 입히고서야 돌아섰던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악은 악대로 처리하면서도 그 처량한 신세는 동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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