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

인도의 시성 타고르

true2020 2011. 12. 24. 15:26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절에

빛나는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빍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려 있는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작 갈라지지 아니한 곳

진리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하여

두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 벌판에 길 잃지 아니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나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나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벵골어: রবীন্দ্রনাথ ঠাকুর [ɹobin̪d̪ɾonat̪ʰ ʈʰakuɹ]

- 1861년 5월 7일 ~ 1941년 8월 7일.

- 인도의 시인이자 철학자.

- 인도 콜카타에서 15형제 가운데 열넷째 아들로 출생.

- 영국 런던 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y Collge London: UCL)에 유학, 법학과 문학을 전공.

- 1913년 "기탄잘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

 

- 타고르는 이 밖에도 방글라데시의 국가와 인도의 국가를 작사 · 작곡.

 

그가 시를 짓고 직접 곡까지 붙인 노래들은 로빈드로 숑기트(Rabindra Sangit)라고 하여 방글라데시와 인도서 벵골 주를 아우르는 벵골어권에서 지금도 널리 불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간디에게 "마하트마" (위대한 영혼)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 1929년 세 번째 일본 방문 중이던 타고르는 당시 조선의 방문 요청을 받고 이에 응하지 못하면서 조선 민족에게 보낸 메시지 형태의 짧은 시이다.

 

1929년 4월 2일자 『동아일보』를 보면 타고르는 1929년 3월 28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영어로 된 6행의 간단한 의미의 메시지를 써 주었고 『동아일보』는 「조선에 부탁」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하였다.

 

번역자는 주요한이었고 그의 번역을 현재의 맞춤법에 따라 보면 다음과 같다.

 

일찍이 아세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조선
그 등불 한 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주요한은 4행으로 번역하였지만 『동아일보』 1929년 4월 3일자에 실린 메시지 원본을 보면 아래와 같이 6행으로 되어 있다.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타고르가 조선민족을 위해 써준 이 짧은 시에는 평소 그가 동방 (the East)에 대해 가지고 있던 견해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민족주의』(Nationalism, 1917)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동방에서 영원한 빛이 다시 빛날 것이다. 동방은 인류 역사의 아침 태양이 태어난 곳이다. 아시아의 가장 동쪽 지평선에 이미 동이 트고 태양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나는 나의 선조 현인들처럼 다시 한 번 온 세계를 밝힐 동방의 일출에 경의를 표한다”고 하면서 동방에 대해 예언자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인용구에 나타난 시상과 어휘가 「동방의 등불」과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타고르에게 동방의 중심적인 나라는 중국이었다. 그러나 타고르는 "조선"을 "등지기의 하나"(one of its lamp-bearers)로 조선을 인정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식민통치의 암흑 속에서 신음하고 있던 조선 민족의 현실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1916년에 조선 민족에게 보냈던 또 다른 시 "패자의 노래"(the Song of the Defeated)와 연관시켜 보면 이런 사실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패자의 노래」 는 1916년 타고르의 첫 번째 일본 방문 시 『청춘』을 발간하던 최남선의 의뢰를 받아 『청춘』의 기자 자격으로 타고르를 만났던 일본 유학생 진학문의 요청으로 타고르가 ‘조선민족’에게 보냈던 시이다.

 

이 시는 1917년 『청춘』의 11월호에 「쫓긴 이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영문 텍스트와 함께 번역, 소개되었다.

 

이 시는 ‘조선 민족’을 위해 별도로 쓴 시는 아니고 1916년 1월 1일에 발간된 『열매 모으기』 (Fruit Gathering)에 85번째로 수록된 시이다.

 

『열매 모으기』 는 타고르의 다른 영어 시집과 마찬가지로 모어인 벵갈어로 쓴 시들을 영어로 번역하여 출간한 시 모음집이다.

타고르는 당시 영어로 번역한 작품들 중에서 「패자의 노래」가 조선과 조선 민족이 처한 상황을 가장 적합하게 여겼다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그는 1916년 일본 방문 시 많은 중국인 그리고 조선인과의 대화로 일본 제국주의의 가혹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시각에 조선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the Defeated’ 나라였다. 이 시에서 ‘패자’의 실체는 놀랍게도 주께서 비밀히 찾는 신부이며 낮에는 버려졌지만 신의 밤은 밝혀진 등과 이슬 젖은 꽃들과 함께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고 묘사되어 있다.

 

실상 이 시에는 수치스러운 일은 패배나 모욕이 아니고 무력에 의한 정복이라는 그의 신념이 역설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우리 민족과 관련이 있는 타고르의 메시지 형식의 「동방의 등불」과 벵갈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독립된 시 「패자의 노래」를 보면 그는 조선의 현실을 암흑으로 인식하고 그 속에서 신음하는 조선 민족에게 빛에 대한 확고한 희망으로 격려하고자 하는 일관성이 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동방의 등불」이 일본의 식민통치자가 무단통치를 강화하던 암흑기에 우리 민족에게 전해진 메시지 형식의 짧은 시이지만 시공을 초월해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긍지와 감격을 안겨 주는 예언자적인 시이다.

참고로 문학교과서와 국내 일각에서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에 영역 본 『기딴잘리』(Gitanjali)의 35번째 시가 첨가되어 회자되는 것은 타고르의 수용 과정에서 나타난 심각한 왜곡현상이다

동방의 등불 [The Lamp of the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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