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노정

흥남 감옥 - 밥이 들어오면 그저 모조리 "아이고 맛있다" 하면서 먹는 거예요. 잘 먹어 둬야 사탄하고 싸우지. 거기에 있어서도 "나는 살아 있습니다" 하는 겁니다.

true2020 2021. 9. 5. 22:28

▣ 1964.3.26(목) 참을 찾아가는 길. 전주교회.

153-290 똥통 옆에서도 잘 잤어요. 어젯날에는 비단 저고리 입고 척 앉아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오늘은 똥통 옆에 척 들어가 가지고 잠도 잘 자거든요. 밥을 주면 그걸 하나도 안 남겨요. 처음 들어오는 녀석들은 밥을 한 일주일 못 먹는 거라. 그저 숟가락으로 떴다가는 놓고 그러는 거예요. 

 

이거 왜 그러느냐? 그런 생활이 적응이 안 되거든요. 창살을 내다 보니 이게 무슨 적막강산이냐 이거예요. 이래 가지고 밥 주면 그저 부들부들 떨면서 먹는 거예요. 

 

선생님은 감옥에 가게 되어도 아주 전문가란 말이에요. 밥이 들어오면 그저 모조리 "아이고 맛있다" 하면서 먹는 거예요. 잘 먹어 둬야 사탄하고 싸우지. 거기에 있어서도 "나는 살아 있습니다" 하는 겁니다. 빨갱이들한테 강제노동을 당하는 자리에 있어서 죽으라고 다 강제 노동시키는 거기에 있어서도 "나는 살아 있습니다. 다 죽어도 나는 안 죽습니다" 하는 거예요. 얼마나 멋지냐 말이에요.